재외동포청은 11월 24일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채현일, 이재강 국회의원과 공동으로 ‘국내 중국 동포들에 대한 인식 개선’을 주제로 정책 대화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김경협 재외동포청장이 취임 후 처음으로 국내 거주 중국 동포 및 관련 단체들과 만난 자리였으며, 최근 불거지고 있는 혐중 시위, 중국 동포 관련 허위 정보 확산 등 중국 동포에 대한 부정적 인식 개선 관련 주제 발표와 관계기관 참석자 간 토론으로 이뤄졌다.
채현일 의원은 “국내 동포들이 안정적으로 자리 잡고 다음 세대가 희망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은 특정 지역이나 집단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적 책임으로 오늘의 정책 대화는 그 책임을 구체적인 실천으로 옮기기 위한 자리”라며 환영사를 전했다.
재외동포청과 3번의 정책 대화를 모두 공동 주최한 이재강 의원은 축사를 통해 “최근 반복되고 있는 반중·혐중 시위들을 비롯한 국내 동포들을 향한 혐오 표현은 우리 사회가 풀어 나가야 할 또 하나의 숙제를 드러낸다”며, “낯섦에 대한 불안이 배제와 오해로 이어지지 않도록 사회적 인식과 제도의 간극을 좁혀야 한다”고 말했다.
첫 번째 주제 발표에서 곽재석 한국이주동포정책연구원장은 국내 체류 중국 동포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정책과 제도적 측면에서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재외동포청과 법무부로 이원화된 정책 관할 구조가 문제라며, 정부 조직 체계 정비와 비자 제도 개선 등 실질적 정책 변화가 반드시 필요하고, 다문화가족 정책처럼 국내 체류 동포들을 위한 통합적 지원 체계와 예산 확보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뒤이어 발표한 박동찬 경계인의몫소리연구소장은 대중들이 미디어 속 동포들의 부정적이고 자극적인 정보를 반복적으로 접하면서 전체 동포 집단에 대한 편견과 혐오 감정이 형성되고, 이는 동포 사회를 향한 구조적인 차별과 배제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를 형성한다는 우려를 표했다.
박 소장은 “중국 동포 인식 개선의 책임은 단순히 동포 당사자만의 이미지 개선이나 홍보 차원의 문제가 아니고, 정부 정책만의 문제도 아니며, 정부·지자체·시민사회가 모두 함께 협력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면서 민·관·학의 협력을 강조하고, “재외동포 자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절대다수의 한국 국민들에게 국내외 거주하고 있는 동포들에 대한 인식 교육을 통해 중국 동포에 대한 고정관념을 타파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날 토론에서 곽삼주 재외동포청 재외동포정책국 심의관은 “외국 국적 동포들을 단순한 외국인이 아니라 국내 동포라는 새로운 범주로 바라보고, 국내·외 동포를 구분하지 말고 통합적인 정책 대상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공공외교자산’으로서의 국내 동포 활용을 강조했다.
또한 현재 정부 내 정책·제도 개선의 상황을 알리며 “특히 H-2(방문취업)와 F-4(재외동포)의 비자통합 관련, 통합 자체는 이견이 없는 상태로 취업 제한 범위 등 일부 사안만 합의되면 연내에 최종 발표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혐오 대응 관련 정부 입법 및 지자체 조례 제정, 방송 캠페인과 더불어 고려인, 재일동포 등 여타 국내·외 유사한 동포 집단들과의 협의체를 구성하여 동포청-국내 동포단체 간 정례적인 협의 체계 구축 등을 제안했다.
김정룡 다가치포럼 대표는 “정부나 정치권 등에서 80만이 넘는 국내 동포들을 바라보는 시각이 경제적인 면에 치중되어, 그동안 중국 동포들은 외국인 노동자로 보여진 것이 문제였던 것 같다”며, “처음부터 동포를 민족, 문화 회귀 등의 관점으로 바라봤더라면 이러한 부정적 인식 문제가 많이 해소됐을 것”이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김동훈 서울외국인주민센터장은 동포들을 정책 도구가 아닌 정책 대상으로 생각해야 한다며, “민생 회복 소비 쿠폰 당시에 결혼이민자, 영주권자, 난민은 포함됐으나, 동포는 포함되지 않았다. 정부가 기본적으로 동포를 먼저 정책 대상으로 인정을 해주어야 국민도 인정할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마무리 발언에서 김경협 재외동포청장은 “귀환 동포들의 안정적인 정착은 인구 감소·지방 소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현실적 대안이자, 700만 재외동포 사회와의 연대 및 상생 발전을 위한 중요한 첫걸음”이라며 “중국 동포를 비롯한 귀환 동포들을 단순한 이주민이 아닌 미래를 함께 만들어갈 공동체의 일원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