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 국립국어원(원장 소강춘), 국립한글박물관(관장 심동섭)이 주최하고, 세계한국어대회 조직위원회(공동 조직위원장 박양우 장관, 서울대 장소원 교수)와 세종학당재단(이사장 강현화)이 주관하는 '2020 세계한국어대회'가 12월 21일부터 23일까지 열린다.
‘한국어, 한글 미래를 묻다’라는 주제로 올해 처음 열리는 ‘세계한국어대회’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된다. 대회 누리집에 접속하면 대회 기간 동안 원하는 강연 등을 볼 수 있으며 대회 후 일정 기간 동안 다시 보기도 할 수 있다.
한류 등의 영향으로 한국어 학습자 수가 꾸준하게 늘어나고 있다. 세종학당은 76개국에 213개소(2020년 기준)가 있고, 전 세계 초·중·고등학교에서 13만 4천여 명(2019년 기준)이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 한국어능력시험 접수자도 32만 9천여 명(2019년 기준)에 이르러 지구촌의 한국어 열풍을 보여 주고 있다.
그간 국어학자들이 모이는 학술대회나 한국어 교육자들이 함께하는 대회 등이 개별적으로 개최되어 왔지만 한글 및 한국어와 관련된 학자, 교육자, 언어문화 산업 관계자들이 함께하는 자리는 없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한글과 한국어 각 분야의 전문가들과 대중들이 처음으로 모여, 전 세계가 함께 누리는 말과 글이 된 한국어와 한글에 대한 학문적 연구 성과를 나누고 4차 산업혁명 시대 언어문화 산업의 동력인 한글·한국어의 전망을 진단한다.
이번 대회 개회식에서는 국어심의회 위원장을 지낸 남기심 전 연세대 교수, 문자학 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영국 서식스대학교 제프리 샘슨 교수가 강연자로 참여한다.
‘세계 속의 한국어와 한국어 연구’를 주제로 강연하는 남기심 전 연세대 교수는 국내 사전 편찬의 권위자로서, 퇴임 후에도 사전 편찬에 관여하는 등 한국어 발전을 위해 애쓰고 있다. 또한 국립국어원장 재직 시절 국어 진흥과 발전의 기초가 된 ?국어기본법? 통과에도 힘썼다.
샘슨 교수는 저서 세계의 문자 체계(Writing Systems)에서 “한글은 의심의 여지 없이 인류의 위대한 지적 업적의 하나”라고 찬사를 보낸 바 있다. 이번 강연에서는 더 이상 한자를 병기하지 않고 한글만 활용하는 한국의 문자 생활은, 동음이의어가 많고 한글 자체의 시각적 요소가 상대적으로 단순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매우 놀라운 사례임을 강조할 예정이다.
폐회식에서는 인공지능 자연어 처리 분야의 선도자인 포항공대 이근배 교수가 강연자로 나선다. 이근배 교수는 삼성전자의 인공지능 센터장 전무를 지냈으며, 최근 주목받는 심층학습기반의 자연어처리 동향을 주제로 강연한다.
이번 대회에서는 3개 분과를 나눠 분과별 학술행사를 열고, 총 31개국 340여 명이 발표자·토론자로 참여한다.
국립국어원이 주관하는 제1분과에서는 전 세계의 한국어학자들이 ‘세계로 향하는 한국어학’이라는 주제로 한국어학의 연구 성과를 공유한다. 또한 서울대학교 고영근 명예교수가 ‘우리(한국) 언어문화의 어제와 오늘’을 주제로 강연한다.
세종학당재단이 주관하는 제2분과에서는 전 세계의 한국어교육학자, 한국어 교육자 등이 ‘한국어, 세계와 함께’라는 주제로 한국어교육(학)의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를 모색한다. 특히 세종학당 숙달도 평가에 대해 집중 논의한다.
‘매일의 한글, 내일의 한글’이라는 주제를 내건 제3분과에서는 국립한글박물관의 주관으로 글꼴과 한글 디자인 등 한글 산업 관련 내용을 다룬다. 파주타이포그라피학교 안상수 교장과 영국의 브로디어소시에이츠 네빌 브로디 대표가 각각 ‘한글, 디자인, 철학-상(象)과 형(形)’과 ‘진정성의 충격’을 주제로 강연한다. 그리고 최근 4차 산업혁명과 인공지능 기술 발전으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자연어 처리 분야의 전망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눈다. 아울러 대회 누리집을 통해 일상에 녹아드는 다양한 한글 작품을 소개하고, 한글 디자인과 매체(미디어) 기술을 접목해 창의와 미래를 위한 영감을 주는 전시를 선보인다.
한편, 누리소통망(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에서는 이번 행사의 성공적 개최를 응원하는 참여 잇기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어 랩과 한국 문화 교육 동영상 공모전도 열었는데 한국어 랩 부문에서 ‘비빔밥에 가득 담은 한국어’가 문체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수상작들은 대회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문체부 박양우 장관은 “이번 대회가 최근 신한류를 이끌고 있는 한국어 확산의 디딤돌이 되어 한국어 관련 언어문화 산업 분야의 성장으로 이어지도록 앞으로 한글과 한국어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라고 밝혔다.
대회 공동 조직위원장인 서울대 장소원 교수는 ”한국어학, 한국어교육, 한글문화 산업 관계자 등이 처음 한자리에 모인 이번 대회는 한국어 발전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대회 의의를 밝혔다.